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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춤이 살아 있는 공간, 폐교를 무대 삼은 예술 창작소

by 옌이쀼쀼 2025. 7. 30.

음악과 춤, 예술이 숨 쉬는 공간으로 탈바꿈한 폐교는 이제 지역 예술가들의 창작 거점이 되었습니다. 낡은 교실은 공연 연습실과 녹음실, 갤러리로 개조되어 다양한 예술 활동이 펼쳐지는 무대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음악과 춤이 살아 있는 공간, 폐교를 무대 삼은 예술 창작소를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조용했던 시골 학교는 이제 예술의 빛과 소리로 가득한 창작소로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음악과 춤이 살아 있는 공간, 폐교를 무대 삼은 예술 창작소


1. 폐교, 예술가들에게 열린 무대가 되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긴 교정. 한때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종소리로 가득했던 초등학교가 조용히 문을 닫은 후, 어떤 이들에게는 그 공간이 잊혀진 장소가 되었지만, 예술가들에게는 전혀 다른 의미의 공간으로 다가왔다. 낡았지만 넉넉한 공간, 풍부한 채광, 그리고 고유의 정서가 깃든 폐교 건물은 예술 창작과 교류의 무대로 이상적이었다. 전국 곳곳에는 이러한 폐교를 리모델링하여 예술인들의 창작소나 공연 연습실, 갤러리 등으로 활용하는 사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과거의 교실은 이제 무용 연습실로, 음악실은 전문 녹음실로, 강당은 무대 공연장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지역 주민과 예술가, 관람객이 하나 되어 숨을 불어넣는 이 공간들은 단순한 활용 그 이상으로, 지역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강원도 정선의 ‘고한 18번가 예술학교’는 폐교된 고한초등학교를 활용한 대표적인 예다. 예술가들의 창작 공간이자 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예술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예술이 지역과 만나는 접점이 되고 있다. 비단 강원도뿐만 아니라 경북, 전북, 전남, 충북 등지에서도 비슷한 프로젝트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2. 예술 창작소가 된 폐교, 공간을 다시 채우다

예술은 때로 조용하고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한다. 도시에서는 찾기 어려운 그런 공간이 바로 폐교에 있다. 특히 폐교는 대부분 자연과 인접해 있어 창작에 적합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넓은 운동장은 야외 공연장으로 변모하고, 체육관은 조명과 음향을 갖춘 본격적인 무대로 바뀐다. 전남 곡성에 위치한 ‘꿈꾸는 예술터’는 도예, 회화, 조각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입주해 작업을 이어가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옛 학교의 교실들은 작가들의 작업실이자 전시공간으로 운영되며, 정기적으로 워크숍이나 소규모 전시가 열린다. 이곳에서는 지역 주민들도 도예 체험이나 그림 그리기 수업 등에 참여하며 예술을 일상 속에서 접하게 된다.

또한 경북 문경의 폐교를 활용한 ‘문경창작촌’은 무용수와 배우, 연극인 등 무대 예술가들을 위한 연습 공간으로 유명하다. 예전 체육관은 공연 리허설을 위한 공간으로 개조되어 소규모 공연도 가능하다. 학교 시절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복도와 벽화, 책걸상들은 방문객에게 복고적 감성을 주며, 동시에 창작자에게는 정서적 영감을 제공한다. 이처럼 예술창작소로 변신한 폐교는 ‘사라질 공간’이 아닌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새로운 정체성을 갖게 된다. 공간은 기능을 잃었지만, 그 속에서 새로운 기능이 피어나는 것이다.

 

3. 지역과 예술이 만나는 공공문화 플랫폼

폐교 예술 창작소의 진정한 힘은 ‘개인의 창작 공간’에 머물지 않고, 지역사회와 예술을 잇는 공공문화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데 있다. 예술가와 마을이 함께 호흡하며 지속 가능한 관계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충청북도 제천의 ‘솔뫼예술학교’는 매년 열리는 오픈 스튜디오 행사로 유명하다. 입주 예술가들의 작품을 지역 주민들에게 공개하고, 예술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아이들과 함께 참가할 수 있는 워크숍이나 공연, 전시 등은 마을 축제처럼 운영되며 지역 주민들과 예술가 간의 교류를 자연스럽게 이끈다. 이 공간은 더 이상 ‘외부인’만의 작업실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문화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또한 폐교 창작소는 지역의 문화 불균형 해소에도 기여한다. 대도시 중심의 문화 인프라가 아닌, 지역 중심의 문화 자립을 이루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작은 마을에서 열리는 전시나 공연이 언론과 SNS를 통해 퍼지며, 관광객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점에서 폐교 예술 창작소는 단순한 공간 재생 프로젝트가 아니라, 지역 문화 생태계 재건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마무리하며

‘음악과 춤이 살아 있는 공간’이라는 말이 단순한 수식어가 아님을 우리는 이 폐교 예술 창작소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아이들의 추억이 담긴 교정은 예술가들의 새로운 무대가 되었고, 버려진 교실은 감동을 담아내는 갤러리와 공연장이 되었다. 예술은 폐허 속에서도 피어난다. 그리고 그 예술은 지역을 살리고, 사람을 모으며, 사라졌던 시간을 다시 이어준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 곳곳에서 조용히 문을 닫은 교실들이 예술의 숨결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 그곳에서 다시 누군가의 박수와 환호가 울려 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