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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속 힐링 공간으로 변신, 폐교에서 탄생한 감성 숙소

by 옌이쀼쀼 2025. 7. 29.

언젠가 지나가다 본 적이 있는, 시간이 멈춘 듯한 작은 시골 초등학교. 교정엔 풀이 무성했고, 운동장 한쪽엔 녹슨 철봉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습니다. 오늘은 자연 속 힐링 공간으로 변신한 폐교에서 탄생한 감성 숙소를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그런 공간이 어느 날, 나무 향기 가득한 힐링 숙소로 재탄생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폐교가 숙소가 됐다고?’ 신기한 마음에 직접 다녀왔습니다.

 

자연 속 힐링 공간으로 변신, 폐교에서 탄생한 감성 숙소

1. 교실은 이제 휴식의 공간, 폐교에서 만난 감성 숙소

제가 찾은 곳은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OO 스테이’라는 곳이었습니다.
1980년대에 개교해 2005년 폐교된 이 초등학교는 지역 사회와 함께 숨 쉬다, 학생 수 감소로 결국 문을 닫았습니다. 이후 몇 년간 방치되다가, 한 부부가 이 공간을 사들여 직접 리모델링해 게스트하우스와 문화공간으로 바꿔놓았죠. 입구부터 정겨움이 밀려왔습니다. 낡은 벽돌로 된 교문과 나무 간판, 그리고 여전히 남아 있는 철제 학교 종이 반겼습니다. 운동장은 마당이 되었고, 텐트를 칠 수 있는 캠핑존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본관 건물의 구조는 그대로 유지한 채, 내부는 완전히 바뀌어 있었습니다. 기존 교실 하나하나는 각각의 테마가 있는 객실로 변신했고, 교무실은 체크인 리셉션과 작은 북카페로 탈바꿈했어요. 제가 묵은 방은 ‘4학년 1반’으로 이름 붙여진 객실이었는데, 책상 대신 원목 침대와 테이블, 전통 담요가 놓여 있어 전통과 현대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창밖으로는 소나무 숲과 작은 텃밭이 보여, 마치 자연과 함께 자는 기분이었어요.

2. 학교의 추억을 담은 디테일, 공간에 깃든 감성

이 숙소가 특별한 이유는 단지 ‘학교였던 공간’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 시절의 추억을 그대로 녹여낸 디테일의 힘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객실 안엔 벽보 형태로 된 급식표와 알림장이 걸려 있었고, 화장실 문에는 ‘보건실’이라는 옛 간판이 붙어 있었죠. 심지어 복도에는 실제 사용되던 교실 종, 출석부, 그리고 운동회 사진도 전시되어 있었어요. 그냥 꾸며 놓은 것이 아니라, 실제 그 학교에 다녔던 졸업생들의 기증품이라 합니다. 공용공간인 ‘도서실’은 작은 북카페처럼 꾸며져 있는데, 이곳에선 커피와 차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고, 정기적으로 작은 북토크나 낭독회도 열린다고 합니다. 밤이 되자, 운동장 한가운데 작은 캠프파이어가 시작됐고 숙소에 머무는 사람들이 모여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모두 처음 만난 사람들이었지만, ‘학교’라는 공통의 공간에서 추억을 나누며 금세 친해지는 분위기였어요. 그날 밤, 창밖에서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와 나무 사이를 스치는 바람 소리를 들으며 그 어느 호텔보다 깊고 편안한 잠에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3. 폐교, 그 이상의 가능성을 품다

이번 여행은 단순한 숙박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과의 대화였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론 생각이 깊어지기도 했습니다.

폐교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줄어들고, 도시는 점점 중심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렇게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다면, ‘사라진 공간’이 아니라 ‘다시 살아나는 공간’이 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운영자분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학교는 저희가 산 게 아니라, 잠시 맡은 거라고 생각해요. 이 공간을 사랑했던 사람들, 그리고 앞으로 이곳에 머물 사람들을 위해 최대한 그 느낌을 간직하고 싶었어요.” 감성 숙소, 인스타 감성, 독특한 공간… 이 모든 트렌드와는 다른 결의 감동이 이곳엔 있었습니다. 한때 누군가의 첫 등굣길이었고, 울고 웃으며 자란 삶의 현장이었던 학교. 그 공간이 다시 누군가의 쉼과 회복의 장소가 되고 있다는 건, 그 자체로 따뜻하고 아름다운 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