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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 떠나는 시간여행, 폐교를 시대별 교실 체험관으로

by 옌이쀼쀼 2025. 8. 1.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멈춘 지 오래된 폐교. 그곳이 다시 사람들로 북적이는 이유는 단지 ‘공간 재활용’ 때문이 아닙니다.
바로 그곳에서 ‘시간 여행’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60년대부터 90년대까지의 교실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그 시절 급식을 먹고, 딱지치기나 땅따먹기 같은 놀이를 직접 해보는 시대별 교실 체험관. 추억을 되살리고, 세대를 이어주는 이 공간은 단순한 전시관을 넘어서는, 살아 숨 쉬는 레트로 교육 문화유산입니다. 오늘은 폐교가 어떻게  ‘시간여행 박물관’으로 변신했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어떤 경험들이 펼쳐지고 있는지를 생생히 담아보았습니다.

과거로 떠나는 시간여행, 폐교를 시대별 교실 체험관으로

1. 그 시절 교실 그대로, 60~90년대 교실을 복원한 공간

폐교를 시대별 교실 체험관으로 리모델링한 공간에 들어서면, 마치 타임머신을 탄 듯한 착각이 듭니다. 칠판 위엔 흰 분필로 적힌 글씨가 선명하고, 교실 중앙엔 나무로 된 책상과 의자가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전형적인 70~80년대 교실의 모습입니다.

교실 벽에는 당시 사용하던 국민교육헌장, 교가 가사, 그리고 담임선생님의 이름이 적힌 학급 게시판까지 복원되어 있습니다.
때로는 브라운관 TV가 놓여 있기도 하고, 라디오 방송용 스피커가 천장에 달려 있기도 하죠. 이러한 디테일은 단순히 ‘옛날 분위기’를 내기 위한 소품이 아니라, 진짜 교육 자료와 증언을 기반으로 재현된 교육문화 아카이브입니다. 어떤 체험관은 교실을 1960년대, 1970년대, 1980년대, 1990년대로 나누어 각각의 시대에 맞는 가구와 교재를 배치해 놓습니다. 60년대 교실에는 잉크병과 만년필, 나무칠판이 등장하고, 90년대 교실에는 조립형 책걸상과 플라스틱 필통, 과학상자와 도트 패턴의 교복 등이 배치되며 시대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습니다. 중장년층 관람객은 “정말 내가 다니던 학교랑 똑같다”며 감탄을 쏟아내고, 젊은 세대는 "이런 데서 수업을 들었다니 신기하다"며 새로운 눈으로 과거를 바라보게 됩니다. 세대 간의 간극을 줄이고,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경험의 장으로서 이 교실 복원 공간은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2. 알루미늄 식판의 추억, ‘옛날 급식’ 체험 프로그램

 

 

시대별 교실 체험관에서 빠질 수 없는 하이라이트는 바로 ‘옛날 급식 체험’입니다. “오늘 급식은 김치볶음밥, 분홍 소시지, 콩나물국입니다!” 이 한마디에 어른들의 눈빛이 반짝이기 시작합니다. 알루미늄 식판 위에 일정한 칸마다 음식을 담고, 당시처럼 줄을 서서 급식을 받는 모습은 마치 과거로 되돌아간 듯한 느낌을 줍니다. 급식 체험 메뉴는 대개 80~90년대 학교에서 흔히 먹던 메뉴로 구성되며, 소시지전, 건빵, 유리병 우유, 오이무침, 계란찜 같은 간단한 구성으로 이루어집니다. 특히 인기 있는 것은 ‘밀가루 빵 + 단팥’ 세트나 ‘옛날 국수 데이’입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이런 급식 메뉴는 세대마다 강력한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급식 체험은 단순한 식사 이벤트가 아닙니다. 배식 줄을 서고, 수저와 국그릇을 챙기며, 함께 식탁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이 짧은 순간은 정서적인 교감과 공감을 만들어내죠. 또한 가족 단위 방문객이 부모의 급식 시절을 직접 체험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세대 공감형 체험 교육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적으로도 가치가 큽니다. 어떤 체험관에서는 ‘급식당번 체험’, ‘배식 체험’도 포함되어 있어, 아이들에게 역할놀이 형식의 역사 교육이 가능해지며 참여도가 높습니다. 옛 급식을 통해 단순한 음식 이상의 문화를 체험하게 되는 이 프로그램은, 교실 체험관을 찾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힙니다.

 

3. 몸으로 배우는 놀이, 운동장과 교실을 활용한 ‘옛날 놀이’ 체험

시대별 교실 체험관에는 책상과 칠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쉬는 시간이면 너도나도 나와 뛰어놀았던 교실 구석과 운동장도 함께 복원되어 있습니다. 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바로 ‘옛날 놀이 체험’입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딱지치기, 제기차기, 땅따먹기, 고무줄놀이, 사방치기, 팽이치기, 줄넘기 등이 있으며, 마치 그 시절 쉬는 시간 풍경을 재현한 듯합니다. 놀이 도구들은 체험관에서 직접 제공하거나, 체험객이 직접 만들어보는 코너도 마련돼 있어 아이들에게는 교육적이고 어른들에게는 감성적인 경험이 됩니다. 특히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는 ‘놀이 대회’입니다.
가족 또는 단체가 팀을 이루어 옛날 놀이를 통해 점수를 겨루고, 상품을 받는 이벤트 형식으로 구성되는데, 어른과 아이가 함께 참여할 수 있어 반응이 매우 좋습니다. 이러한 놀이 체험은 단지 흥미를 끌기 위한 요소가 아니라, 정서적 안정, 협동심, 창의력 향상, 소통 능력 향상 등 다양한 교육적 효과를 동반합니다. 또한,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기기 중심의 현대 놀이 문화 속에서 잊혀진 ‘아날로그적 감성의 회복’이라는 면에서도 매우 의미 있는 활동입니다.

운동장에는 줄다리기, 줄넘기, 굴렁쇠 굴리기 체험장이 마련되기도 하며, 방문객들은 이 공간에서 그저 놀 뿐 아니라, 몸으로 시대를 배우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4. 교육의 역사도 유산이 된다 – 학교의 기억을 보존하는 공간

시대별 교실 체험관은 단순한 테마파크가 아닙니다. 이 공간은 사라져가는 지역 교육 유산을 보존하고, 세대 간 기억을 연결하며, 나아가 지역 공동체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각 지역에서 운영 중인 교실 체험관들은 대부분 그 지역 출신의 교사, 졸업생, 주민들의 도움으로 과거 자료를 수집하고 전시합니다.
졸업앨범, 상장, 교과서, 일기장, 옛 교사 사진 등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그 시절 아이들의 삶과 꿈이 담긴 소중한 유산입니다.

일부 체험관에서는 학교 연혁 전시실, 교사와 졸업생 인터뷰 영상, 당시 교재와 교복 복원 전시 등을 통해 교육의 흐름과 변화를 입체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는 단순히 과거를 보여주는 데서 끝나지 않고, 현재 교육의 방향성과 가치를 돌아보게 하는 거울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이러한 체험관은 지역 관광 자원으로 활용되어, 마을 경제 활성화, 지역 콘텐츠 개발, 청년 창업 공간과 연계 등의 파생 효과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폐교는 더 이상 ‘쓸모없는 공간’이 아닙니다. 그곳은 시대를 기억하고, 세대를 이어주며, 문화를 보존하는 살아 있는 박물관입니다.

나무 책상 위 분필 가루가 묻던 손길, 땀 흘리며 줄넘기하던 운동장, 친구와 웃으며 나누던 급식의 추억. 이 모든 것이 다시 살아나는 그곳, 시대별 교실 체험관은 단지 과거를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잊고 있던 정서와 교육의 본질을 되찾는 장소입니다. 어른도 아이도 함께 손잡고 떠날 수 있는 시간여행, 그 첫 걸음을 폐교 속 교실에서 시작해보세요.